커리어
송곳이냐 망치냐 MVP를 성장시키는 방법
[목요일 커리어] 퍼블리 에디션 | 2024-11-21
누구도 알려주지 않는 MVP, 그 이후의 이야기
💡 10분 안에 이런 걸 알려드려요!
● '송곳이냐, 망치냐.' 서비스의 초기 성장 전략을 간파하는 방법
● MVP를 만든 이후의 방향이 막연한 메이커를 위한 세 가지 질문
● 챌린저스, 캄, 당근마켓, 카카오톡 등의 MVP·비전 돌아보기
저자 : 6년 차 그로스 마케터 장영운
어느덧 초기 스타트업이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MVP부터 내놓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완성된 제품을 곧바로 출시하지 않고 MVP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는 이유는 제품의 시장성과 사업성을 빠르고 저렴하게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MVP를 내놓는다는 것은 사업 아이디어나 가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 MVP: Minimum Viable Product(최소기능제품): 아이디어나 사업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상태로 출시하는 미완성의 제품
MVP라는 개념은 많은 산업에 적용할 수 있겠지만 소프트웨어 제품에 특히 적합합니다. 일단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좋은 점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인건비 이외의 추가 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으니까요. 예컨대 완제품을 생산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고, 한번 판매된 제품을 수정하기 힘든 제품(차량, 선박, 건설 등)에는 MVP를 적용하기 힘들겠지요.
여러분이 지금 MVP를 막 출시해서 성장을 꾀하고 있다면 먼저 한고비를 넘긴 팀원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 숨을 고르고 시장의 반응을 파악하며 신속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기능을 추가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나가자고요.
그런데 말이죠. 기를 죽이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차가운 통계가 있더군요.
"5년 차 신생기업의 생존율은 31.2%에 불과하다. 새롭게 만들어진 기업 10곳 중 7곳은 5년이 안 돼서 문을 닫는다."
- 관련 기사: "신생 기업 5년차 생존율 30%뿐…70%는 못 견디고 '폐업'", (파이낸셜뉴스, 2020.12.09.)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만큼 사업 초기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뜻입니다. MVP는 미완성인 게 당연하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빠르게 기능을 추가해나가면 그만입니다. 고객 인터뷰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참조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의 중장기적인 방향과 비전입니다.
정답은 없고, 앞길은 불투명하지만 앞선 성공 사례를 살피며 MVP를 성장시키는 두 가지 방향을 알아봅시다. 이 글이 이제 막 MVP를 출시한 팀, 혹은 아직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 키우고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방향성 없는 제품은 산으로 간다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MVP 단계에서는 정교한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불필요할 것 같다고요. 당장 다음 주, 다음 달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니까요. 상세한 로드맵을 그리기는 어렵더라도 대략적인 제품의 방향은 미리 정해야 합니다. MVP 단계에서 제품의 방향성을 잘 선택하지 않으면 두 가지 위험이 따릅니다!
● 기능의 무한증식(feature creep) 함정: 피쳐 크립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기능의 무한증식'이라고 번역해봤습니다. 매 순간의 소비자 피드백이나 당장 중요해 보이는 현안에만 몰두해서 기능을 추가해 나가다 보면,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가치를 주지 않는 세부 기능이 늘어나고 유지보수 또한 어려워질 위험이 있습니다.
● 시간 낭비: 제품의 성장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하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초기 제품일수록 시간의 가치는 큽니다. 제품 초기에 낭비한 시간은 팀 입장에서 뼈 아픈 손실이죠.
즉, 제품을 이끄는 명확한 비전 없이 무작정 기능만 늘어날 경우 제품이 산으로 가거나 팀의 리소스가 낭비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위험 때문에 초기의 방향성 설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송곳 같은 제품과 망치 같은 제품이 있다
당신의 MVP가 시장에서 유의미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저는 MVP를 발전시켜 나가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걸 '송곳 같은 제품'과 '망치 같은 제품'이라고 불러요. 당신이 꿈꾸는 제품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MVP의 발전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송곳 같은 제품: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의 깊이가 깊어집니다. 송곳이 좁은 영역에 깊은 구멍을 내듯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는 확장되지 않지만, 제한된 영역에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는 제품을 말합니다.
● 망치 같은 제품: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망치가 넓은 영역에 고르게 타격을 가하듯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는 고도화되지 않지만, 고객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능들을 추가해나가는 제품을 말합니다.
● 위의 구분은 제가 고안한 표현이기에 다른 콘텐츠에서는 보실 수 없을 거예요. 경영학에서 말하는 수직 확장, 수평 확장과도 비슷한 면이 있으나, 송곳-망치의 개념을 더 깊이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쉽고 적합한 비유 정도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송곳 같은 제품과 망치 같은 제품은 주목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송곳 같은 제품은 제품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망치 같은 제품은 제품을 통해 도와주고자 하는 '고객'에 집중합니다.
물론 문제와 고객은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제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우리의 잠재고객이고, 우리의 잠재고객들이 가진 문제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러나 '문제'와 '고객' 중 무엇에 집중하는지에 따라 초기 제품의 방향성이 달라집니다.
가상의 예를 통해 살펴볼게요. 여러분은 학습 앱의 오너입니다. 코로나19로 고등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공부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이 사례에서 문제는 '원격 수업으로 인해 낮아진 학업 성취도'이며, 고객은 '고등학생'입니다.
만약 여기서 '원격 수업으로 인해 낮아진 학업 성취도'라는 문제에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업 녹화나 자동 필기를 통해 수업을 도와준다거나, 학습 습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학습 시간을 측정하고 비교하게 해주는 기능 등을 추가해나갈 수 있겠습니다.
차차 원격 수업의 단점을 극복하고 학업 성취도를 높여줄 수 있는 앱이 만들어지겠죠. 제품이 발전할수록 고등학생뿐 아니라 중학생, 대학생, 직장인들을 위한 학습 보조 서비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반대로 '고등학생'이라는 고객에게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요? 고등학생들이 가지고 있을 여러 문제를 동시에 살펴볼 기회가 있습니다. 시작은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수업 녹화나 자동 필기를 제공할 수 있겠죠. 그 외에 우리의 고객인 고등학생이 겪는 문제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학원 수업에 대한 리뷰 정보를 한데 모아서 보고 싶다거나, 학업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다거나, 어쩌면 고등학생이 할 만한 아르바이트 정보를 얻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제품이 발전할수록 고등학생이라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종합 서비스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모든 제품을 두 유형으로 정확히 나눌 수는 없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을 내향형과 외향형으로 양분할 수 없듯이요. '송곳과 망치'의 개념은 제품을 양극단으로 나눠 그 차이를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기 위한 수단입니다.
한번 더 정리하겠습니다.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싶으면 송곳 같은 제품, 특정한 고객 유형을 만족시키고 싶다면 망치 같은 제품을 목표로 삼으면 좋습니다.
이제 두 가지 분류의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이 개념이 MVP를 성장시키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알아봅시다.
송곳같은 제품: 되는시간, 챌린저스, 캄
송곳 같은 제품, 즉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는 확장되지 않지만, 제한된 영역에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제품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비교적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서비스부터 출시된 지 오래되어 크게 성장한 서비스의 순서로 소개할게요.
다음 세 가지의 질문으로 제품을 파악해 봤습니다.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② 어떤 비전으로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③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문제에 집중했을까?
1. 되는시간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되는시간은 일정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간편한 도구입니다. 미팅 주선자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선택해서 참가자에게 링크를 전달하면, 참가자는 원하는 시간을 고르는 것만으로 간단히 미팅 시간을 정할 수 있습니다. 서로 언제 만날 수 있는지 몇 번씩 물어볼 필요가 없어지죠.
어쩌면 되는 시간은 2022년 6월 1일 기준 MVP 단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서비스를 처음 발견한 후로 많은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아직 유료 플랜이 없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시간을 정한다'라는 간단한 일이 반복되면 실제로는 꽤 고통스러워집니다. 되는시간이 송곳 같은 제품인 이유는 일정을 잡는다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추가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보도자료를 보니 되는시간의 김재영 대표는 이전에 결혼정보회사에 근무할 때 고객과 약속을 잡는 서비스의 수요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업무와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정하는 과정을 개선하려는 미션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③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문제에 집중했을까?
제가 이 제품을 처음 사용한 이후 참가자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알림을 보낸다거나, 단체로 약속 시간을 정할 수 있는 기능이 생겼어요. 앞으로 업데이트가 예고된 기능들도 회의, 면접, 미팅 등의 일정을 잡고 관리하는 일을 더 쉽게 도와주는 데 집중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되는시간을 통해 영업사원이 고객과의 미팅을 잡으면 CRM 솔루션에 그 정보가 자동으로 연결되거나, 다수의 인원과 한번에 일정을 조율하는 기능들이 출시될 예정이에요.
2. 챌린저스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챌린저스는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챌린지를 하는 앱입니다. 유저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에 도전하면서 참가비를 지불합니다. 목표를 달성해야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죠. 혼자서는 어려운 도전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함으로써, 또한 참가비를 냄으로써 강한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챌린저스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을 돕는다'는 미션을 갖고 있습니다. 그 미션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습관 형성'을 선택한 송곳 같은 서비스죠.
초기의 챌린저스에는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위주의 챌린지만 존재했으나 지금은 셀프 케어, 친환경 실천 같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챌린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출시 28개월 만에 1,000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챌린저스를 만드는 화이트큐브의 브런치에서 참조)
챌린저스는 습관 형성을 위해 돈을 거는 것, 동료와 함께하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별로 없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참가자가 챌린지에 실패해서 돌려받지 못하게 된 돈은 아마도 챌린저스 팀의 수익이 될 테니 사업적으로도 영리한 시도입니다.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것을 도와준다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수익화할 전략을 세운 겁니다.
③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문제에 집중했을까?
챌린저스가 해결하려고 한 문제는 결국 '습관 형성'입니다. 챌린저스가 발전하면서 추가한 기능 중에 정말 놀랍고 재미있던 것은 매일 영양제를 챙겨 먹는 챌린지인데요.
'챌스토어'라는 기능을 통해 챌린저스 내에서 자체적으로 여러 영양제를 판매하고, 유저들이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하도록 도와줍니다. 판매 과정이 수익으로도 이어지고 사용자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준다는 본질에서도 벗어나지 않죠.
3. 캄 Clam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캄은 세계적인 명상 서비스입니다. 녹음된 명상 안내를 들으며 호흡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단순한 서비스입니다. 사용자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한 의도죠. 캄의 초기 MVP는 현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명상 콘텐츠의 수와 카테고리의 가짓수가 더 적을 따름이었죠.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캄의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캄의 미션은 명상을 통해 세상을 좀 더 행복하고 건강한 곳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모습도 명상이라는 좁은 영역에서 벗어나는 기능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 미션이 더욱 명료하게 느껴져요.
서비스의 성장과 함께 유명 운동 선수나 연예인의 목소리로 듣는 명상, 아이들을 위한 명상, 어른들을 위한 수면 이야기 등이 추가되었습니다. 캄은 명상이라는 어려워 보이는 활동을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만들면서 모두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서비스로 발전해 왔습니다.
③ MVP가 송곳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문제에 집중했을까?
캄은 사용자가 늘면서 살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명상을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불면증, 집중, 업무에서 느끼는 불안감, 관계의 어려움 등 상황별 명상 콘텐츠를 제공했죠. 수면을 도와주는 자장가나 매일매일의 감정 상태를 기록하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는데요. 이 모든 기능은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명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망치같은 제품: 클래스팅, 당근마켓, 카카오톡
지금부터는 망치 같은 제품, 즉,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는 고도화되지 않지만, 고객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능들을 추가해나가는 제품의 세 가지 사례를 규모가 작은 것부터 큰 것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질문으로 구성했어요.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② 어떤 비전과 전략으로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③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고객에게 집중했을까?
1. 클래스팅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클래스팅은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사용하는 서비스입니다. 수업이라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수업 자료 관리, 과제 채점 등)를 클래스팅이라는 하나의 서비스에서 해결하고자 유용한 기능을 추가해 나가고 있습니다. 클래스팅은 올해로 10년째 조용히 성장해 왔는데요. 클래스팅이 법인을 설립하기도 전에 작성된 2012년 기사에 따르면 클래스팅의 초기 모습은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소통하는 SNS 였다고 합니다.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클래스팅의 홈페이지에는 "클래스팅은 교육과 기술을 접목하여 교육을 더 쉽게 만들어갑니다"라는 문구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또한 급변하는 사회에 맞춰 교육 또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기술과 교육을 접목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런 방향성에 따라 다양한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현재의 망치같은 클래스팅의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③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고객에게 집중했을까?
2022년 6월 현재 클래스팅은 학생의 과제와 출석을 관리하며, 학습 자료를 공유하고 수업과 관련된 글을 남기는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요.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듯 '고객'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이라는 단어 안에 포함된 사용자의 문제를 폭넓게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죠.
2. 당근마켓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당근마켓의 초기 이름은 '판교장터'였습니다. 판교 일부 회사원들만을 위한 서비스였죠. 이 글을 쓰면서 2015년에 작성된 판교장터 공지글을 찾았는데 역사의 일부를 엿보는 기분으로 읽어보셔도 재미있겠습니다. 기존 중고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 간 신뢰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페인포인트였는데요. 당근마켓은 판교장터였을 때부터 지역 인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 간의 거래를 돕는 서비스였습니다.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당근마켓의 장기적 목표는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 지낼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를 구현하는 수단으로 중고 거래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고 거래 기능을 통해 폭발적으로 사용자를 확보한 이후로는 지역 주민들이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즉, 뚜렷한 니즈가 존재하는 고객이 아니라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망치같은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③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고객에게 집중했을까?
당근마켓이 집중한 고객은 '지역 커뮤니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근마켓이 성숙함에 따라 중고 거래 외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지역 주민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동네생활' 기능이 생겼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네 이웃과 함께 취미나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당근모임', '같이해요' 같은 기능도 추가되었습니다. 이 모든 발전 방향이 당근마켓의 비전대로 지역 주민들이 서로 가까이 지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죠.
3. 카카오톡

① 이 제품의 초기 MVP는 무엇이었고,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했을까?
카카오톡은 이제는 정말 일상이 되어 수도나 전기처럼 당연히 존재하는 서비스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지금은 수없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카카오톡도 초기에는 문자 메시지를 대신하는 정도의 간단한 메시지 서비스로 출발했죠. 초기의 카카오톡은 문자 메시지보다 저렴하고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였습니다.
② 어떤 미션을 갖고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한 것일까?
기사에 따르면 현재 카카오의 미션은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기업이 커진 만큼 미션도 광범위해진 느낌이지요.그리고 카카오는 그동안 걸어온 길을 정리한 카카오는 히스토리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도 해당 페이지를 참조해 작성했습니다.
카카오톡은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와주는 것만으로 전 국민의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앱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의 초기 목표는 '기존의 모바일 메신저의 불편한 점을 개선한다'는 단순한 것이었는데요. 제 주변 모든 사람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때가 될 때까지 카카오톡에는 별다른 수익 모델이 없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더 많은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첫 수익 모델로 선물하기 기능이 생겼죠. 그 이후 이모티콘 판매를 시작했고, 추가 기능이 하나둘 붙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메신저를 중심으로 콘텐츠 디스커버리, 커머스, 지갑 등 수많은 기능이 한데 모인 슈퍼앱이 되었습니다.
카카오톡은 거의 모든 사람이 문제라고 느꼈던 문자메시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스마트폰 메신저로 해결함으로써 사용자를 모았습니다. 그 안에서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기능을 개발하면서 망치 같은 서비스, 나아가 슈퍼앱이 된 거죠.
③ MVP가 망치 같은 서비스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기능들은 어떤 고객에게 집중했을까?
카카오는 전 국민을 잠재고객으로 봤을 것입니다. 사업 초기에는 당시만 해도 흔하지만은 않던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사람에게 집중했겠지만,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과 함께 카카오톡은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돕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거죠.
지금까지 초기 MVP가 어떤 미션을 갖고 성장해왔는지 사례로 살펴봤습니다.

송곳 같은 서비스, 망치 같은 서비스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삽화를 준비했습니다.

각각의 막대기는 제품에 포함된 기능입니다. 막대의 높이는 그 기능이 제공하는 가치의 크기를 의미하죠. 한 기능 안에 여러 기능이 있고, 기능마다 서로 다른 수준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다른 높낮이의 막대를 뭉쳐서 표현했습니다.
망치 같은 제품과 송곳 같은 제품은 제공하는 기능의 범위와 깊이에 차이가 있지만 어떤 방식이 더 좋고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모든 막대의 넓이를 합치면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의 총합이 됩니다.
제품을 만드는 사람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든(새로운 막대를 추가합니다), 기존의 기능을 고도화하든(막대의 높이가 높아집니다) 제품 자체의 가치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제품이 송곳 같은 동시에 망치 같은 서비스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가치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지속해서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더 고도화하지 않는다면 매출이 늘지 않겠죠.
예를 들어 볼까요? 제품이 시간이 지나며 오랫동안 성장하며 가치의 깊이와 범위를 모두 확장한 사례로 데이팅 앱들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이팅 앱은 경쟁이 치열하면서도 역사가 긴 분야였습니다. 틴더, 글램 등의 앱은 초기에는 데이트 상대와의 매칭 자체를 더 효과적으로 도우며 시장을 차지했습니다. 이제는 데이트를 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도와주는 기능을 제공하며 스스로 '소셜 디스커버리 앱'이라고 소개하기 시작했죠. 제공하는 가치의 범위가 깊어진 후에 넓어진 것입니다.
세 가지 질문으로 제품 방향성 찾기
그렇다면 우리 MVP에 맞는 발전 방향을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선택을 돕기 위해 세 가지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가?
고객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 제품에서 어떤 점이 가장 불편하고 아쉬운지 알아봅시다. MVP일 때는 데이터 분석보다 고객 인터뷰가 훨씬 더 유용합니다. 사용자의 숫자가 충분하지 않아서 데이터의 의미가 덜한 반면, MVP 단계의 고객은 아직 부족한 제품을 사용해주는 귀한 분들이라는 점에서 그들의 의견을 더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 돈이 어디서 생기는가?
고객이 어떤 지점에서 만족하는지 확인하는 데는 '사용자가 어떤 기능에 대해서 지갑을 열고 있는지' 보는 것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습니다.
만약 제품이 아직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면 페이지 공유, 즐겨찾기 추가, 게시물 작성, 상담 요청 등의 다른 비지니스 목표를 기준으로 파악해 봅시다. 만약 MVP에 이런 주요한 비지니스 목표라고 할 만한 행동이 없다면 빨리 그것부터 만들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나는 뭘 하고 싶나?
메이커 입장에서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은가요? 때로는 단기적인 시장 반응을 무시하고라도 제품을 만든 당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선하는 용기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온전하게 고객과 시장의 반응만을 기준으로 제품을 개선하다 보면 장기적으로는 당신이 생각하지 못한 엉뚱한 제품이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시장과 고객의 반응을 외면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반대로 제품을 원하는 모습으로 완벽하게 구현한 후에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것도 슬픈 일일 테죠. 즉, 고객의 반응과 제품의 비전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런(learned)보다 언(earned)하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MVP의 두 가지 발전 방식을 사례와 함께 소개해 드렸습니다. 한 제품이 실패해서 사라지면 팀원 모두가 그 제품에 쏟은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투자자의 돈까지요. 저는 당신이 MVP를 만들면서 쏟은 노력이 좋은 경험이나 교훈을 남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랍니다.
이 아티클 전체를 요약하는 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이 멋지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MVP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우리는 고객에게 집중할 수도 있고, 문제 자체에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메이커의 이름으로 가설과 실험으로 수많은 검증을 거듭하고 있는 당신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저에게는 큰 기쁨일 것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바쁘다면 이거라도!
● 미완성인 MVP를 완성해나갈 때 고객 인터뷰와 데이터 분석 결과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제품의 중장기적인 방향과 비전입니다.
● 저는 MVP를 발전시켜 나가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걸 '송곳 같은 제품'과 '망치 같은 제품'이라고 불러요.
● 송곳 같은 제품: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의 깊이가 깊어집니다. 송곳이 좁은 영역에 깊은 구멍을 내듯 제품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범위는 확장되지 않지만, 제한된 영역에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능들을 추가해 나가는 제품을 말합니다.
● 망치 같은 제품: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망치가 넓은 영역에 고르게 타격을 가하듯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는 고도화되지 않지만, 고객이 가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능들을 추가해나가는 제품을 말합니다.
●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제품이 송곳 같은 동시에 망치 같은 서비스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제품이 소비자에게 제공해주는 가치의 크기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 제품이 멋지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객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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