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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이 맛있는 이유
베터 | 2024-11-21
누구나 마음속 최애 여름 요리 하나쯤은 있을 거예요. 일 년 중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이 계절에 나는 제철 재료처럼 지금 먹어야 더욱 제맛인 음식들을 소개합니다.
1. 변하지 않는 맛, 평양냉면
이 계절, ‘같이 냉면 먹으러 갈래요?’라는 문장보다 가슴 설레게 하는 말은 없습니다. 골목에서 줄을 서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겸손한 학생의 마음이 되죠. 저마다 바른 자세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 사이로 만두와 함께 먹을지, 식초를 넣을지 말지 고민하다 보면 눈앞에 투명하고 가지런한 음식이 나타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냉면집은 충무로역 인근에 자리한 ‘필동면옥’인데, 평양냉면 특유의 슴슴한 맛은 물론, 은색 스테인리스 그릇이 주는 소박함, 그리고 알싸한 고춧가루가 주는 포인트가 있어요. 매해 여름 한결같은 맛 속에서도 아주 작은 맛의 변화를 느끼며, 새삼스럽게 변하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2. 무해한 맛, 콩국수
콩국수는 색깔부터, 재료까지 무해한 매력 덕분에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어요. 면과 국물로만 오롯이 완성되는 한 그릇의 콩국수는, 테이블에 올라온 모습부터 면과 내 몸에 들어오는 순간까지 그 어떤 자극도 없습니다. 동시에 입안 가득 퍼지는 오묘한 질감과 풍미는 입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콩국수의 생명은 콩물이고,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설탕을 넣어 먹기도, 소금을 넣어 먹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콩국수 집 중 하나인, 1962년 개점한 서울 시청 인근의 ‘진주회관’은 탄탄한 면의 식감과 꾸덕한 콩 국물로 콩국수의 기준점을 잡아주는 곳입니다. 달큼한 김치와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습니다.

3. 남녀노소 즐기는, 삼계탕
이열치열의 계절, 그중에서도 복날엔 삼계탕을 빼놓을 수 없죠.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음식인 삼계탕이 유명한 가게는 동네마다 심심찮게 찾을 수 있습니다. 든든한 죽 스타일부터 진하고 부드러운 녹두까지 국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편이지만, 1960년 개점한 ‘고려삼계탕’은 맑은 국물에 개운한 뒷맛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먼저, 식전주로 나오는 인삼주로 입가심하면 이내 몸이 훈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돌솥에 담겨 천천히 따듯함을 즐길 수 있으며, 닭고기를 어느 정도 먹은 후엔 함께 함께 제공되는 찹쌀밥으로 마무리하는 걸 추천합니다. 8월 14일은 말복으로, 삼계탕으로 늦은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보충 놓치지 마세요.
4. 여름 클래식, 팥빙수
여름 디저트 계의 클래식, 팥빙수는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매력적인 간식인데요. 곱게 간 얼음에 팥을 올린 뒤 달콤한 연유나 시럽을 뿌리고 그 위에 과일이나 견과류, 콩가루, 젤리, 떡 등을 올린 전통 빙수는 추억 한 스푼도 머금고 있죠. 꾸미지 않아도 되는 늦은 여름밤, 팥빙수가 다 녹기 전의 아쉬움만큼, 이 여름이 그리워질 순간이 올 거예요. 당신의 최애 여름 음식은 무엇인가요?
겟베터 매거진 Vol. 28
글 : 정규환
일러스트 : 임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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